티스토리 뷰
목차
- 저자
- 한강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14.05.19
5월 18일, 그날 그곳엔 한 소년이 서 있었다.
소설가 한강이 광주의 그날을 글로 담아냈다.
그녀가 참혹한 상처를 바라보는 방식은 차분하고도 날카로워,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죽음을 바라보는 그녀의 정결한 시선 속엔 깊은 애도가 깃들어 있다.
예컨대, "발톱에 투명한 매니큐어를 바른 발가락들은 외상이 없어 깨끗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생강 덩어리들처럼 굵고 거무스레해졌다."라는 묘사를 읽으면 본능적으로 눈을 감고 싶어진다. 하지만, 영영 돌아오지 못한 그 죽음들을 마주하며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중간고사를 치르고,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친구들과 운동을 즐길 수도 있었던 평범한 일요일. 그러나 그날, 도시는 짓밟혔고, 중학교 3학년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도청으로 옮겨지는 시신들을 정리하고, 촛불을 켜서 떠난 이들의 혼을 달래는 열흘 동안의 기록이 이 소설에 담겼다. 이야기는 한 교사가 가르쳤던 학생의 죽음을 언급하려다 문득 멈칫하는 순간에서 출발한다.
"왜 그 학생의 이름을 말하기 직전에는 알 수 없는 망설임이 끼어드는가?"라는 질문이 소설의 시작이자 중심이다.
한강은 이 작품을 쓰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문장은 이전의 한강을 넘어서 새로운 깊이에 도달했다.
🎯📖 아래 버튼을 누르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책소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작가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깊은 탐구와 서사’를 통해 오직 그녀만이 그려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다시 바라본다. 무고한 영혼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듯한 그녀의 문장은, 어느새 그 시절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여전히 5.18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이 작품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이 겪은 고통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당시의 참혹한 순간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운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을 수습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로 운구되는 시신들 사이에서 그는 ‘어린 새 한 마리가 떠나버린 듯한’ 차가운 주검들을 바라보며, 초를 밝히고 넋을 위로한다. 끝없이 피어나는 시취 속에서도 동호는 친구 정대의 끔찍한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깊은 괴로움에 빠진다.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에 나섰다가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지고 만다. 어린 나이에 공장에 들어가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그의 누나 정미 또한 그해 봄, 흔적 없이 사라진다. 남매의 비극은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시대가 만들어낸 상처의 일부가 된다. 소설은 동호와 함께 시신을 수습하던 형과 누나들의 삶을 따라가며, 5.18이 남긴 깊은 상흔과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조명한다.
목차
1장
어린 새
2장
검은 숨
3장
일곱개의 뺨
4장
쇠와 피
5장
밤의 눈동자
6장
꽃 핀 쪽으로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한강 저자 소개
1970년 겨울, 광주에서 태어난 한강은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네 편을 발표하며 문단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을 비롯해,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출간했다. 또한,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통해 시인으로서도 독창적인 목소리를 드러냈다.
그동안 그녀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2016년 부커상 수상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22년 대산문학상, 2023년 메디치상 등을 연이어 수상하며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2024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정점에 올려놓았다.
최근에는 『한강 스페셜 에디션 (작별하지 않는다 + 흰 + 검은 사슴 + 필사 노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내 여자의 열매』 등의 작품이 출간되었으며, 총 138종의 저서를 남기며 꾸준히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